첫인상
이 책을 처음 발견한 곳은 회사 서고였다. 쨍한 컬러의 표지가 무척 눈에 띄었고 적당한 굵기의 책을 보면 금세 읽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내 손이 책을 향하지 못하는 데는 제목의 힘이 무척이나 컸다. 제목을 보고 로맨스 소설로 뇌가 분류를 했기 때문이다.
요즘 푹 빠져있는 콘텐츠가 북튜버 들이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정세랑 작가의 빅팬 북튜버의 콘텐츠를 보게 된 것이다. '지구에서 한아 뿐'을 찬양하는 콘텐츠를 보고 나서 다시 북튜버들의 콘텐츠를 보니, 내가 구독하고 있는 많은 북튜버들이 모두 정세랑 작가 팬이었다. (세상 소름) 인지하지 못했을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콘텐츠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SF 장르라는 사실이 나에게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왔고 재빨리 회사 서고에서 책을 납치해와 후루루룩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우주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단비 같은 소설이 되었다.
이제 책 내용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진정한 관계를 우주인과의 사랑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설 초반 등장하는 한아와 인간 남자친구와의 관계는 서로가 상대의 좋아하는 부분을 배려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으로 서로가 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지 않는 관계였다.
이 부분에서 나도 앗차 싶었던 부분은 나도 지금 누군가와 소통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들과(연인뿐만 아니라 가족들 까지도) 으레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해야 할 필요도 있겠구나 싶었다. 사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부분들이 그저 오래 봐왔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야기가 되고, 똑같은 상황이겠거니 해서 물어보지 않았던 것들이 매번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배려라는 생각에 하지 않았던 이야기와 미리 배려한다는 생각에 물어보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서로 함께 나누는 대화의 창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체 줄거리는 무척이나 단순 하지만 에피소드 속 이야기들은 전 우주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고 매우 디테일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주말에 읽을 책 한 권 추천해달라고 하면 나는 첫 번째로 이 책을 추천할 것 같다. 짧지만 무거운 책. 그리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이야기를 보고 있으니 정세랑 작가의 다른 책도 매우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니 소설 속 한아가 매우 부러웠다. 전 우주적인 스케일의 사랑이, 다양한 경험과 감정이, 그리고 심지어 상대의 이기심에 주인공이 원하지 않는 일을 겪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한아의 인생을 더 재미있게 만들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 인생도 조금 각색하면 엄청 재미있겠지?라는 생각도...
우리 모두는 각자 인생의 주인공이고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에피소드들이
하루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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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밀린 독후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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